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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밥보다 간식

육개장 큰사발면 : 냄비에 끓였더니 훨씬 더 맛있어진 컵라면

by 올리버 2021. 4. 15.

컵라면 중에서도 농심 육개장 큰사발면을 먹은 건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육개장은 작은 사발면이 진리임을 깨닫게 된 세월이 오래라서 큰사발면에는 그리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이날의 만남이 더 반가웠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중량은 110g, 열량은 490kcal를 보유했으며, 조리시간은 3분이면 완성되는 컵라면의 정석을 보여준 제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컵라면 용기에 조리하지 않고 냄비를 사용해 끓여 먹었다는 것이 지금까지와 다른 점이었음을 밝힌다. 설거지거리는 늘어날 수 밖에 없었지만, 컵라면을 냄비에 조리해 먹으면 더 맛있다는 얘기를 직접 확인하는 게 가능했던 시간이라서 후회가 되진 않았다. 그 와중에 패키지 디자인이 먹음직스러움을 자랑해서 인상깊었다. 

 

유탕면류(국물형) 나트륨 평균함량이 1730mg인데 농심 육개장 큰사발면은 1610mg이었다. 앞서 이야기한 평균치보다 조금 적은 양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1일 섭취 기준량에 근접하니 주의하는 게 좋겠다.

 

나트륨 섭취 조절을 위해 기호에 따라서 스프의 양을 덜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참고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매번 컵라면을 끓여 먹을 때 스프를 전부 다 넣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래서 습관이 무서운 듯. 

 

원재료명도 컵라면 옆부분에서 빼곡하게 쓰여져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스프류에 육개장조미료가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돼 흥미로웠고, 육개장 컵라면에 들어간 건더기의 이름이 소용돌이맛살이라는 걸 이제야 제대로 알아차리게 돼 이 또한 눈여겨 보게 되었음을 밝힌다. 계란스크램블도! 

 

 

그러 이름만으로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건더기가 존재한다는 게 참 재밌었다. 괜시리 더 반갑기도 하고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육개장 컵라면과의 추억도 새록새록 마음을 간질였음은 물론이다. 과거부터 현재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먹거리라는 점에서 마냥 그리워하는 대신, 마트에 가서 사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아, 그데 이건 작은 사발면에 대한 향수이긴 한데 큰사발면도 육개장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 본다. 

 

영양정보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역시나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았고, 포화지방이 그 뒤를 이었으며 탄수화물도 만만치 않았던 제품이었다. 그 와중에 생각보다 칼슘 함량이 상당해서 이건 또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나이 먹을수록 칼슘 섭취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컵라면 뚜껑을 뜯어서 만나 본 면발은, 용기 안을 가득 채우는 사이즈가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꼬불꼬불 귀여운 모양새를 지닌 면발도 안녕.

 

면발 위로 매우 약소한 양의 건더기가 포착되었지만, 그렇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면발 아래쪽으로 각양각색의 건더기가 존재감을 감춘 채로 기다리고 있다는 건 아니까. 

 

건더기를 확인하기 전에, 농심 육개장 큰사발면의 분말스프를 먼저 만났다. 분말스프 겉포장에 컵라면을 그려넣은 이미지가 눈에 쏙 들어왔다.

 

게다가 큰사발면이라 그런지 몰라도, 컵라면의 사이즈가 굉장히 커다랗게 표현돼서 웃음을 자아냈다. 덕분에 스프 봉지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면발을 들어오려서 컵라면 용기 아래쪽을 살펴봤더니 역시, 건더기가 모두 한데 모여 있는 모양을 맞닥뜨리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들어왔던 건, 소용돌이맛살의 화려한 비주얼이었다. 육개장 사발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건더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더해 샛노란 색감을 자랑하는 계란스크램블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계란스크램블은 꽤나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서 이 또한 좋았다. 

 

잠시 후에 냄비 속 끓는 물에 면발과 건더기, 분말스프를 전부 넣고 보글보글 끓여주었다. 이로 인해 김이 모락모락 차올랐는데, 사진으로 남긴 순간은 이거 한 장이 전부라 아련함이 밀려왔다.

 

면발 위에 올라가 있는 건파와 계란스크램블의 모양새가 귀여웠다. 

 

냄비에 조리한 농심 육개장 큰사발면을 그릇에 담았더니, 한 접시가 나왔다. 생각했던 것보다 양이 많다고 여겨져 신기했다. 컵라면으로 먹을 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새삼 실감이 났다고나 할까? 그리고, 확실히 냄비에 끓이게 되니까 화력이 강해서 면이 금방 익고 물도 빠르게 졸아들어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넣고 기다렸다 먹을 때보다 육개장 사발면의 비주얼이 남달라서 군침이 돌았다. 

 

 

직접 먹어보니, 꼬들꼬들함이 살아 있는 데다가 분말스프의 양념이 제대로 배어들어서 맛이 제대로였다. 지금까지 먹어 본 육개장 큰사발면 중 최고의 식감과 풍미를 자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로 인한 매콤함도 최고였는데, 평상시에 음식을 싱겁게 먹는 사람들이라면 짜게 느껴질 수 있으니 이 점은 주의를 해야겠다.  

 

이와 더불어 쫄깃한 소용돌이맛살과 부드러운 계란스크램블 역시도 흡족함을 선사했음을 이야기하고 넘어간다. 육개장 사발면에서 빠지면 섭섭한 건더기들이므로. 

 

면발과 국물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던, 냄비에 끓여먹은 농심 육개장 큰사발면 컵라면이었다. 특히, 육개장 작은 사발면과 비슷한 맛이 나서 깜짝 놀랐다. 컵라면으로 먹었을 때는 아쉬움이 컸는데, 냄비에 조리하니 단점이 조금 완화되는 느낌이라 괜찮았다. 그래도 여전히, 육개장 작은 사발면이 1순위인 건 변함이 없지만서도.

 

그런 의미에서 다음에는 작은 사이즈의 농심 육개장 사발면을 사 먹을 생각이다. 큰사발면을 먹다 보니 한층 더 그리워졌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의 먹방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잊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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