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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강원도

해변가에 자리잡은 강원도 양양 낙산사의 관음지, 보타락, 보타전, 지장전, 해수관음상, 그리고 바다

by 올리버 2020. 6. 28.

▲ 관음지


해변가에 자리잡은 강원도 양양 낙산사를 둘러보는 시간 속에서 보타전으로 올라가는 길 가운데 존재하는 널따란 연못을 만났다. 이 연못의 이름은 관음지로, 6월과 7월에 연꽃이 피어나면 이로 인해 장관을 이루는 곳이라고 한다. 보타전에 닿기 전, 누각 형식으로 이루어진 보타락 앞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특징인 공간이었다. 



이와 함께 사진 속에서 커다란 바구니를 양손으로 들고 있는 작은 부처님이 눈에 왔다. 이 바구니의 정체는 동전 바구니라고 불리며, 그곳에 동전을 던져 넣는데 성공하면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다. 우리는 햇살에 눈이 부셔와서 걷는 도중에 슬쩍 보고 지나쳤는데, 그 와중에도 부처님의 인자한 미소가 포착돼서 흥미로웠다.


5월 말에 다녀왔던지라 연꽃이 만개한 모습은 마주하지 못했지만, 봄날에 걸맞는 청명함이 반갑게 맞이해서 좋았던 한때였다. 카메라에 담긴 무지개도 마음에 쏙 들었다. 



아직, 피어나기 전의 연꽃 봉오리를 떠오르게 만드는 조각도 이렇게 마주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연꽃을 볼 수 있다는 관음지에서 맞닥뜨리는 게 가능했던 모양이라 더더욱 기억에 남았다.


특히, 꽃잎을 한 장 한 장 섬세하게 표현한 부분이 만족스러움을 더했다. 


▲ 보타락


관음지 사이를 걸어 계단을 오르니, 2층 누각으로 구성된 보타락이 기다리고 있었다. '국난 극복을 위한 희망의 기도'가 낙산사에서 펼쳐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플랜카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보타락은 보타락가산의 줄임말을 뜻하며, 관세음보살이 산다는 전설의 산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남쪽 바다 건너에 위치한 섬에 존재한다고 전해져 내려오는데, 그런 의미에서 낙산사의 보타락은 여기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관세음보살이 항상 머무르는 장소로 지칭된다는 점도.


그러니 계단을 직접 올라 보타락 2층에서 멋스러운 단청과 더불어 관음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직접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연꽃 필 때 가면 좋을 듯. 


▲ 보타전


천천히 걸어서 관음지와 보타락을 뒤로 하면 눈 앞에 보타전이 펼쳐진다. 보타전은 원통보전, 해수관음상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 관음성지가 낙산사임을 상징하는 불전이다. 


보타전 건물과 계단 사이의 7층 석탑이 눈에 들어왔는데, 부처님 오신 날 행사가 열리기 하루 전에 방문해서 색색깔의 연등이 매달린 경치가 예뻤다. 그리고 가까이서 본 7층 석탑은 새로 지은 티가 나는 것이 특징으로, 꼭대기에 설치된 금장식의 반짝거림이 기억에 남았다. 


▲ 지장전


보타전으로 향하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니, 지장전이 보였다. 낙산사의 지장전은 염라대왕과 더불어 10왕을 모신 전각이며 주존은 지장보살을 모신다.  


어두운 세계잉 명부 세계의 왕으로 명성이 자자한 염라대왕을 모신 공간이라서 명부전이라고도 불리는데, 염라대왕 한 분이 전부가 아니라 지옥에 있어서 죄의 경중을 정하는 열 분의 왕을 모셨다 해서 시왕전이라고도 언급된단다. 



보타전에 자리한 연등이 바람에 살짝 휘날리며 파란 하늘 아래로 내리쬐는 햇빛을 잠시나마 가려주는 그늘이 되어주기도 했던, 강원도 사찰 여행으로 가득한 어느 날이었다.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위하여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여기저기서 만나보는 것이 가능해 호기심을 자아냈던 보타전의 순간도 만나볼 수 있어 호기심을 자아냈다. 


낙산사를 걷는 내내 연등 사이사이로 사람들의 소원이 담긴 노란 종이가 펄럭이는 모습도 눈부셨다. 이날도 종이에 소원을 적어 매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신중하게 글을 써내려가는 이들을 여럿 만났다. 


▲ 보타전내관음상


낙산사의 보타전 내부에는 천수관음, 성관음, 십일면관음, 여의륜관음, 마두관음, 준제관음, 불공견색관음 등의 7관음상과 32응신상 천오백관음상이 우리나라 처음으로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 민족의 구제와 해탈을 기원하는 의미로 관음신앙의 성지답게 모든 관음상이 모였다는 설명을 만나보게 돼 관심이 생겼다.



이중에서도 한가운데에서 위엄을 뽐내던, 얼굴과 손이 여러개인 황금불상의 모습이 매우 강렬했다. 뿐만 아니라 보타전 앞쪽으로는 다음날의 행사를 위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시기적절하게 손소독제 또한 자리잡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 해수관음상


해수관음상은 낙산사 성보 중에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짐으로 인해서 여행객들이 찾아와 참배하는 것이 하나의 코스가 될 정도로 이름난 곳이라고 했다. 대좌 위의 활짝 핀 연꽃 위에 선 모습이 멀리서도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하며, 왼손으로 받쳐 든 감로수병과 오른손을 가슴께에서 들어 수인을 짓는 포즈가 감명깊었다.


그리하여, 맑은 하늘 가운데서 해수관음상의 독보적인 카리스마가 빛나서 우러러 보게 된 찰나였음을 밝힌다.


▲ 해수관음상 복전함


그 아래로 해수관음상 복전함을 설명하는 안내판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단, 중단, 하단으로 나뉘어진 해수관음상 복전함은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를 의미한다. 그리고 하늘을 일컫는 비익조는 연리지와 함께 부부간의 금슬과 연인과의 사랑을 나타내는 매개체이자 극락세계의 아미타불부처님 전에 산다고. 더불어 가화만사성의 대표적 상징으로 해수관세음보살님께 절을 올리고, 비익조를 만지고 가는 부부와 연인들은 가족들의 화목과 사랑을 이룬다고 설명된 것이 '비익조의 전설'이었다.



하지만 나의 관심은 그 아래쪽에 위치한 내용으로 향했다. '두꺼비(삼족섬)를 만지고 가면 2가지 소원이 이루어집니다'라는 문장과 옆에 쓰여진 '삼족섬의 두 가지 복'이 눈을 뗄 수 없게 도왔다. 한국과 일본, 중국의 세 나라에서 재복을 가져다 재신으로 항상 많은 사랑을 받아온 삼족섬은 다리가 세 개에 불과한 두꺼비다. 전설에 의하면 깊은 연못에서 머무르는데, 함께 사는 주인에게 돈이 있는 곳을 알려줘 부자가 되게 한다고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족통이 존재해 주인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어디든 데려다 줄 수 있는 능력이 있기도 하단다. 그래서 해수관세음보살님께 예불을 올리고 삼족섬을 만지는 사람들한테는 여행복과 재물복을 준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그러니 누구든 넉넉하고 행복한 삶을 원하는 사람들은 복을 빌고 가길 바란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그래서, 삼족섬 만큼은 손으로 만져보고 왔다. 코로나 시대가 이어져는 와중이라 여행복을 건네 받기란 쉽지 않으나 이렇게 낙산사로 떠나오게 되었으니 그것으로부터 행운이 시작되었기를 소망해 본다. 덧붙여, 재물복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으니 열심히 살며 재복에 닿기를 바라는 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며 마음에 안정을 취한 뒤 낙산사를 빠져나왔다. 낙산 해수욕장과 낙산항 방파제를 중심으로 새파란 바다의 시원함이 휴식을 전해주었던,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절의 경이로움이 놀라운 여운을 안겨준 오후였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더 들러보고 싶어졌다. 관음지에 연꽃이 필 때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쯤이 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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