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역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부 뿐만 아니라 야외 풍경 또한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서울의 가을여행을 즐기고 싶을 때 천천히 산책하며 걷기에도 괜찮은 곳이다. 이날의 나 역시도 대한민국의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는데, 기대 이상의 장관을 마주할 수 있어 좋았다.
그중에서도 알록달록한 색감의 풍성한 나뭇잎을 보유한 나무들이 감싸고 있는 인공호수, 거울못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거울못은 이름처럼, 호수 바깥의 자연 경관이 못 안에 거울처럼 똑같이 비춰져 멋진 반영을 만나보게 해주는 것이 특징이었다. 날씨가 맑아서 거울못의 묘미를 제대로 누릴 수 있어 뜻깊은 하루이기도 했다.
그리고 사진 속 나무 사이에 자리잡은 청자정은 2009년에 한국 박물관 100년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고려사 기록에 존재하는, 청자 기와를 지붕에 인 왕궁의 정자를 재현한 것이라고 하니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관찰해 봐도 재밌겠다.
다른 건 몰라도, 거울못과 청자정의 조화로움이 가을의 색채에 탁월함을 선사해서 한참 동안 가만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만은 인정한다. 실제로 보면 멋스러움이 한층 더 깊게 살아난다.
청자정이 보이는 곳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담고, 거울못을 한 바퀴 걷는 재미도 쏠쏠했다. 가을옷을 입은 나무들의 화려함이 인상깊어 걸음을 멈추게 될 때도 많았다.
날씨가 좋아서 국립중앙박물관 외부를 거니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거울못, 청자정과 다른 멋이 살아숨쉬는 나무 사이의 길로 걷다 보니 다다른 곳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또다른 공간이었다. 이렇게나 넓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기에 매우 신기했다.
그리하여 발걸음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다 만나게 된 건, 보신각 종이었다.
이 보신각 종은 조선 세조 14년(1468), 현재의 탑골공원인 원각사에 걸기 위해 제작된 종이었으나 절이 자취를 감춘 이후 광해군 11년(1619)에 보신각으로 옮겨져 오전 4시에 33번(파루), 오후 10시에 28번(인정) 울려 도성 문을 여닫는 시간을 알리는데 쓰였다.
하나의 몸체에 용머리가 양쪽으로 달린 장신 고리가 존재하고, 몸통 한가운데 세 겹의 굵은 띠가 둘러진 것이 확인된다. 이와 같은 모양의 종은, 고려 말부터 유행해 조선시대에는 널리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보물 2호로 1986년에 입수돼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서울 옛 보신각 종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니까, 현재 종각의 보신각 터에 자리함으로써 매년 새해마다 제야의 종소리를 울리는 보신각 종은 진품이 아니라는 얘기다. 보물 2호인 진짜 보신각 종을 만나고 싶다면 그런 의미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하기를 바라는 바다.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공간을 둘러보면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N서울타워로 이야기되는 남산타워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입구에 설치된 계단을 올라가면 보이는 가을 풍경 또한 황홀함을 경험하게 해서 한참 동안 눈에 담으며 생각에 잠겼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긴 했지만, 이촌역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전부를 만난 것은 아니기에 날 좋은 날 다시 방문해 새로운 장소와 함께 하면 어떨까 싶다. 이왕이면, 가을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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