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여미랑(구 고우당)에 자리잡은 가옥과 정원의 모습

군산 여미랑은 구 고우당으로, 월명동에 자리잡은 일본식 숙박 시설이다. 일제 강점기 당시에 조성되었던 일본식 가옥을 복원함으로써 나라를 잃었던 시대적 아픔을 되새기며 잊지 않고자 건립된 것이 특징인데, 고우당의 상표권 사용여부 논란이 발생한 이후에는 여미랑으로 이름이 변경돼 운영 중이다. 참고로, 우리가 방문했을 때(2017년 5월)의 이름은 아직 고우당이었다. 

군산 게스트하우스로도 유명해 이곳에서 숙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굳이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고우당 한가운데 자리잡은 정원은 누구나 둘러보게 만들어 놓았기에 이로 인한 방문객들로도 북적였던 공간이었다. 

눈으로 바라보기만 해도 봄이 느껴지던 정원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핑크빛과 초록빛의 다채로움이 가옥과 잘 어울렸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일제 강점기 때를 되돌아보며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자 하는 것과 일본식 가옥 숙박 체험은 조금 의미를 달리 한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대가 한낮이었으므로 숙소에 머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었지만,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화사한 꽃들과 나무와 가옥이 돋보이긴 했지만 연못의 물 상태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연못을 수놓은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던 장소였다. 

이제는 고우당 대신 군산의 여미랑이 되어버린 곳. 내부에서 둘러볼 데는 여기가 전부였기에 맑은 하늘과 함께 사진 몇 장을 남기고 또다시 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새로운 명소를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