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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전라도

군산 동국사의 건축양식과 함께 되돌아보는 역사의 무게

by 올리버 2019. 2. 15.


전라북도 군산시 금광동에 위치해 있는 동국사는 국가등록문화재 제64호로, 일제강점기인 1913년에 일본인 승려 우치다에 의해 창건되었다. 당시의 이름은 금강사였으나 8.15 광복이 이루어진 후에 김남곡 스님에 의해 동국사로 개명, 1970년 대한불교조계종 24교구 선운사에 증여해 현재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색색깔의 연등 행렬이 멀리서도 동국사의 존재감을 드러내 주었다. 그리고 이 사찰 역시도, 우리나라 개화기와 근현대사의 역사를 증명함과 동시에 식민지배의 아픔을 경험하게 해주는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존재했다. 





사찰의 규모는 아담했는데 우리나라와는 또다른 건축 양식이 눈에 띄어 천천히 둘러 보기에 괜찮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살펴보는 것이 가능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있었던 관계로 하늘 아래에 가지런히 자리잡은 연등이 화려함을 더해주었던 것을 제외하면, 소박한 정취가 묻어나는 풍경으로 가득한 동국사였다.




동국사의 대웅전은 에도시대 건축 양식을 중심으로 세워져 전통한옥과는 다른 생김새를 보여주었다. 대웅전 내부의 소조석가여래 삼존상은 동국사에 봉안된 불상이며, 복장 유물은 불상의 조성 시기 및 조성 주체에 대해 알려줘 그 시대의 불교 문화 연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동국사 소조석가여래 삼존상은 현재 발견된 조선시대 불상 중 응매스님이 남긴 유일한 작품이라고 해서 여기에도 의의를 찾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군산 동국사 소조석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373점은 보물 제1718호다. 






천불전은 과거, 현재, 미래 3세에 출현하시는 부처님을 의미, 현재의 석가모니 부처님 1000분과 미래에 출현하실 예정인 미륵부처님을 중앙에 모셨다는 설명을 보았으나 눈에 보이는 건 사진 속 부처님의 모습이 전부였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기대했던 장면을 맞닥뜨리지 못해 허전함이 맴돌았던 것이 사실이다. 






종각은 국내 유일의 일본 전통 양식으로 이루어졌고, 1919년 교토에서 제작된 범종이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계가 귀했던 때에는 군산 시민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용도로 사용됐으나 현재는 1년에 한 번 초파일에만 종을 친다고 한다. 



석조 33관세음보살상은 33가지 모습을 조각한 관세음보살상 33기이며, 석조12지본존상은 12지 본존불 8기로 구성돼 종각을 빙 둘러싸고 있었다. 돌로 만든 불상들로 각기 다른 생김새를 갖추었다. 



종각의 왼쪽으로는 군산 평화의 소녀상이 위치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일제치하에서 고통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을 기억하고 또 기리자는 뜻에서 2015년에 고광국 작가가 제작한 작품으로, 소녀상 앞의 연못은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검은색 타일 77장으로 만들어졌으며 이것은 대한해협과 거울을 상징한다.


일본식 사찰 안에 마련된 군산 평화의 청동 소녀상이 전하는 무게감이 묵직하게 전해져 와 한동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연등이 햇살 아래 그늘을 경험하게 해줘 잠시 머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동국사였다. 그러나 과거의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켜줌에 따라 가볍지 않은 메시지와 깨달음을 마주하게 했기에 이로 인한 의미를 되새기며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지난 역사를 잊지 않고 살아가게 도와준 군산 동국사에서의 시간을 기억하기로 하며, 짧지만 강렬한 아담한 사찰과의 짧은 만남을 마무리했다. 덧붙여, 군산여행의 순간에서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도 인정.


2017년 5월의 군산 봄 여행도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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