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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상도

거제도 바람의 언덕 : 거대한 풍차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보다

by 올리버 2020. 6. 6.

 

매미성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거제도 여행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바람의 언덕이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나오는 순간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던 언덕 위의 거대한 풍차가 우리의 발걸음을 그곳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언덕으로 향하는 길목에선 고둥, 번데기, 거북손, 소라 등의 해산물고 각종 먹거리를 판매하는 가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그에 앞서 마주한 주차장 한쪽에선 건멸치 직판장이 존재해 잠시나마 눈길을 사로잡았음은 물론이다. 

 

 

천천히 언덕에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어마어마한 풍차의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다. 작년 12월에 만난 언덕의 모습은 풍차의 색감과 조화를 이루는 갈색 들판을 중심으로 탁 트인 시야를 만나게 해줘서 움직이는 내내 시원함이 온 몸을 사로잡았다. 

 

 

바람이 강하게 불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단 많이 춥지 않았고, 오히려 상쾌함이 더해진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이렇게 느낀 이유는 아마도, 롱패딩을 착용한 채 이곳을 방문했기 때문일 테지만. 

 

 

 

거제도 바람의 언덕을 방문한 시간이 해가 저물 때 쯤이라서, 아름다운 석양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가능했던 점도 순간의 묘미가 아닐 수 없었다.

 

바람과 언덕, 풍차와 석양. 그 안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포근해졌다. 

 

 

이날 만난 바람의 언덕은 거제도 남부면 갈곶리 도장포 마을의 북쪽에 자리잡은 장소로, 사진 속 풍차는 2009년 11월에 설치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각종 TV 드라마 및 영화, 예능 프로그램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나 역시도 거제도 여행 중 방문해 볼 만한 관광지를 고를 때 바람의 언덕을 필수로 체크해 두었던 건, 직접 다녀온 여행자들의 입소문과 함께 이러한 매체들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 

 

 

확실히 직접 방문을 해보니까 이곳은 촬영지로 각광받을 만한 경치를 자랑했고, 그로 인해 유명세를 타게 된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름에 걸맞는 멋진 풍경이 몸과 마음에 여유를 불어넣어주는 여행지였기도 해서 더 만족스러웠다. 

 

 

바람의 언덕 꼭대기에 설치된 풍차의 진면목은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놀라운 존재감을 드러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유유히 돌아가던 풍차 날개 역시도 눈여겨 볼만 했다. 

 

풍차의 이국적인 생김새가 거대한 규모는 언덕에 푸르른 나무와 갈대가 자리잡은 갈색 들판 사이에서 카리스마를 뽐내며 거제도의 색다른 모습을 머리 속에 깊이 새기도록 만들었다. 

 

 

높은 언덕에 마련된 풍차를 한없이 바라보다 뒤를 돌면, 이렇게 새파란 바다의 절경이 펼쳐지니 이 모습에서도 역시나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시원하고도 시원한 거제도의 매력이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는 한때였어서 이 또한 좋았다. 

 

 

 

언덕 아래쪽으로는 초록 등대가 눈길을 잡아끌며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바다는 언제 만나도 기분 좋은 순간을 경험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어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바다와 맞닿아 있는 바람의 언덕이 전해주는 감동은, 기대 이상이었다.   

 

 

 

자연의 위대함에 다시금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던 찰나를 거제도 바람의 언덕에서 마주하게 돼 행복했다. 봄과 여름에는 갈색 들판이 아닌 초록 들판으로 가득한 언덕과 푸른 바다가 관광객들을 반가이 맞이한다고 해서 또다른 계절이 찾아올 때쯤, 이곳에 다시금 발을 들이고 싶어졌다.

 

산과 바다와 바람이 탄생시킨 아름다움에 푹 빠졌던 찰나였다. 바람의 언덕 속 상징적인 조형물인 풍차의 모습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최고였다. 

 

 

 

바람의 언덕 곳곳에는 잠시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벤치도 여럿 마련된 만큼, 잠시 머무르며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겨봐도 좋겠다. 까만 밤이 찾아오면 그때부터 확인할 수 있는 야경도 환상적이라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그 모습까지 만나보고 가면 어떨까 싶다. 우리는 서서히 조명이 들어오는 풍경까지만 보고 언덕을 내려 오긴 했지만, 의외로 그리 아쉽진 않았다. 

 

 

거대한 풍차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했던 거제도 바람의 언덕. 그곳에서 느꼈던 바람을 기억하며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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