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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상도

거제도 매미성 : 눈 앞에 펼쳐진 바다와 함께 만나는 복항마을 명소

by 올리버 2020. 5. 7.


거제도에 도착하자마자 밥을 먹고 속 든든하게 움직여 도착한 곳은 매미성이었다.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복항길에 위치한 매미성은 2003년에 발생한 태풍 매미로 인해 경작지를 잃은 시민 백순삼 씨가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고자 홀로 오랜 시간을 들여서 천년 바위 위에 성벽을 쌓아올려 만든 장소다.



매미성 입구에 자리잡은 안내판의 설명에 따르면 별다른 건축기술이나 설계도 없이 지었다고 하던데, 남다른 손재주가 있는 실력자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런 이유로, 이곳이 거제도에서 가볼만한 장소가 된 지도 오래다. 실제로 매미성을 마주하게 되자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느껴졌음은 물론이다. 



2019년 겨울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초록으로 나무들이 성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와 멋스러움이 한층 더해졌다. 경사가 가파른 편이 아니라서 매미성을 올라가는 시간이 그리 힘들지 않은 점도 장점이었다.


성벽 사이사이에 빼곡히 늘어선,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돌탑도 눈에 쏙 들어왔다.   



거제도를 향해 이동할 때만 해도 구름이 잔뜩 낀 회색빛 하늘이 전부라 여기서도 계속 그랬다면 아쉬울 뻔 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맑고 파란 빛깔의 하늘색을 조금씩 마주하는 게 가능해져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겨울이었지만 바람 부는 걸 제외하면 많이 춥지 않아서 이 또한 다행스러웠다.  



얕은 오르막길을 올라 맞닥뜨린 풍경은 바다의 물결로 가득했다. 시원한 파도 소리를 음악 삼아,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바람을 벗 삼아 잠시 멈춘 채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탁 트인 바다와 매미성의 조화가 이루어낸 아름다운 경관은 거제도에써 꼭 한 번 만나야 하는 관광지다웠다. 




다만, 매미성은 현재 미완성된 거제 명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방문하면 좋겠다. 현재도 여전히 공사중임을 알려주는 건축물과 재료들이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완벽하지 않은 건축물이 지어져 가는 과정을 이렇게나마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거제 매미성은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건물의 위엄과 더불어 여행객들이 줄 서서 사진 찍을 정도로 경치가 멋진 포토존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위의 사진 속 공간이 바로 매미성의 이름난 포토존으로써 현장의 환상적인 풍경을 전부 담는 게 가능한 장소인 만큼, 여행지에서의 멋진 추억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꽤 길지만 회전율은 빠르기 때문에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대신에 카메라 앵글을 잘 맞춰서 인물과 자연이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도록 설정한 후에 셔터를 눌러야 한다. 이 사진은 위치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여백이 조금 생기긴 했지만, 그것대로 운치가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아마도 사진 모델이 왼쪽으로 붙어 앉은 채로 촬영했다면 여백을 채움으로써 멋진 사진으로 탈바꿈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이 사진은 세로가 아닌 가로로 촬영해서 바다와 함께 해변의 모습까지 한 장에 담는 것이 가능해 찍고 나니 만족스러웠다. 줄 선 사람들이 움직이는 사이에 아무도 없는 포토존을 촬영한 건 이게 전부였지만, 그걸로도 충분했다. 


포토존다운 비주얼에 잠시나마 넋을 놓았던 순간이었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날의 시간이 생생하게 머리 속에 떠오른다. 





계단 사이를 오르 내리며 매미성을 탐색했던 한때는 행복했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거닐 수 있어 여유로움 또한 느꼈던 하루였다.   


개인 사유지임에도 불구하고 입장료 없이 무료로 둘러보는 게 허용돼서 좋았고, 주차장이 번잡해서 차를 대는 일은 조금 힘들긴 했으나 와 볼 가치가 있는 곳이었기에 감수할 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주차비 또한 무료였다. 




매미성을 내려오면 바다에 인접한 몽돌해변이 곧바로 반겨줬기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잠시 서서 밀려오는 물결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멍하니 그곳에 머물렀다.


가만히 있어도, 좋더라.



몽돌해변이라서, 모래가 아닌 동글동글한 몽돌로 채워진 공간을 걷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만, 몽돌이 깔린 해변이므로 굽이 높은 신발보단 운동화를 착용하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경사가 급하진 않지만 매미성 역시도 계단과 길을 계속해서 오르고 내리는 일이 다반사라서 편한 신발은 필수다. 



눈 앞에 펼쳐진 바다와 몽돌해변까지 함께 만날 수 있어 즐거웠던 복항마을 명소, 거제도 매미성은 짧은 시간 동안 전부 다 살펴보는 게 가능했지만 그에 비해 여운은 더 오래 남는 여행지였다. 해가 조금 나긴 했어도 완전하게 맑은 하늘을 보여주진 않아서 화창하고 따뜻한 날의 매미성이 보고파졌다. 



하루를 투자하면 많은 것을 보여주는 거제도와의 만남이 환상적이었기에, 이곳이 조금 더 알고 싶어진 상태에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움직였다. 그리곡, 그곳 역시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음을 미리 밝힌다. 미리 털어놓자면, 매미성에 이어 우리가 간 곳은 바람의 언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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