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에 자리잡은 구포역에는 부산에서 비롯된 독립운동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구포만세거리가 존재한다. 1919년 3월 29일, 구포장터에서 구포지역의 유지, 농민, 상인, 노동자를 포함하여 1천여명이 넘는 사람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대규모 만세운동이 바로 구포장터 3·1 만세운동이며, 이를 중심으로 조성된 테마거리가 사진 속 구포만세거리였다.
구포역에서 기차를 타기 전, 열차 시간이 남아서 잠시 들렀는데 잠깐 걸으며 돌아보기에 괜찮았다. 특히, 벽화를 중심으로 구포장터 3·1 만세운동을 되새겨보게 돼 의미가 있었다.
참고로, 구포만세거리는 위대한 북구유산 40선 중의 하나라고 한다. 북구 승격 40주년을 기념해 지역의 가치잇는 자산에 의미를 부여해 지역유산을 전승, 발전시키기 위한 위대한 북구유산 40선에 구포만세거리가 선정되었다고 쓰여 있었다.
2018년 2월 21일 개최된 구 승격 40주년 기념식에서 이러한 사실이 공표됐다고 해서 흥미로웠다.
부산의 과거를 만나보도록 해준 1970년대 구포본동, 덕천동 숙등마을의 흑백사진도 눈에 띄었다. 직접 가본 적이 없어서 현재의 달라진 모습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본격적으로, 구포만세거리 속 만세길을 걷기 시작했다. 천천히 움직이며 벽화들을 하나씩 훑어보면서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구포장터 3·1 만세운동의 현장을 그림을 통해서나마 이렇게 마주하게 돼 감회가 남달랐던 시간이었다. 부산의 가장 대표적인 만세운동과 관련된 흔적을 보존하며 기리려는 노고가 빛을 발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화 속 사람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며 태극기를 펄럭이고 만세를 외쳤던 과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해졌던 순간이기도 했다. 그림에 담긴 간절한 염원이 절실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그리고 매년 3월이 되면 구포장터 삼일만세운동 재현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고 하는데, 출정식 행진 경로를 기록한 액자가 준비되어 있어 눈여겨 보게 됐다.
구포장터 3·1 만세운동은 타 지역과 다르게 학생, 유림이 앙닌 상인, 노동자 등의 서민 대중들이 독립만세 운동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사람들을 새겨놓은 벽면과 옛날 태극기의 다채로운 모양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게 꾸며진 공간도 한참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구포만세거리였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가 곧 비가 와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지만, 우산을 펴도 되지 않아도 됐으므로 걷기에는 더 좋았던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부산에서 펼쳐졌던 독립만세운동, 구포장터 3·1 만세운동의 역사와 의의를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뜻깊었던 구포역에서의 한때였다.
짧지만 알찬 기억을 갖게 해준 곳이라서 부산을 떠올릴 때 이곳 또한 머리 속에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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