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송도 유원지에 놀러갔다가 만난 송도 꽃게거리는 송도 로터리 근처에 밀집되어 있는 꽃게 음식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서해의 풍미가 담긴 꽃게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지정된 음식특화거리라고 하는데 어쩐지, 꽃게를 메인으로 판매하는 곳이 많다 싶었다.
1998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벌써 20년이 넘은 셈이다. 이러한 내용을 송도를 떠나고 나서야 알게 돼서 살짝 민망한 감이 없지 않지만, 뒤늦게 깨닫게 된 것도 다행이다 싶어 앞으로 잊지 않겠다 다짐했다.
이날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배가 고파와 밥 먹을 장소를 찾아 헤매다가 눈에 들어오는 식당으로 무작정 발걸음을 옮겼는데 이것이 신의 한수였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맛을 확인하는 게 가능했던 만큼, 송도 꽃게거리와의 만남이 아주 즐거운 추억으로 자리잡게 되었으므로.
우리가 방문한 식당의 이름은 군산꽃게로, 꽃게찜과 꽃게탕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었다. 그치만 꽃게 외에 다른 메뉴 또한 판매하고 있어 메뉴 선택에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고민 끝에 메인 메뉴를 주문하고 나니, 각종 밑반찬들이 제일 먼저 테이블에 등장했다. 배추김치, 동치미, 멸치볶음, 양배추 샐러드, 청경채무침, 호박전, 간장게장은 비주얼 못지 않게 맛 또한 입에 잘 맞아서 좋았다.
반찬으로 나온 음식 중에서 간장게장만 단독샷을 찍은 건, 군산꽃게가 꽃게 요리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이기 때문이고 다른 이유는 없다. 우리는 메인 메뉴로 꽃게를 주문하지 않았고, 그래서 이곳에선 간장게장으로 게의 맛을 확인하는 것이 전부였어서 기념으로 남겨봤다.
간장게장이라 확실히 특유의 짠 맛이 입에 맴도는 것이 특징이었고, 반찬으로 나온 거라서 사실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우리가 메인으로 주문한 요리는 해물찜(소). 가격은 40,000이었는데 둘이 먹기에 양이 정말로 푸짐했다. 뜨끈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해물찜의 존재감은 엄청났고, 그리하여 감탄하며 카메라를 손에 쥐는 일이 당연하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꽃게보다 해물을 더 좋아해서 시킨 거였는데, 다시 생각해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접시 위를 수북하게 채운 해물찜 위로 잘게 썰린 미나리와 깨의 조합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매콤한 양념 사이로 오징어, 낙지, 조개, 새우 등을 포함한 각종 해물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감탄이 터져 나왔다. 그냥 종류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통통하게 살이 오른 해물의 부드러운 맛이 입 안을 풍성하게 해줘서 이로 인한 만족도도 엄청났다.
둘이서 다 먹긴 했지만 셋이 와서 먹어도 괜찮은 양이었음은 물론이다. 아끼지 않고 넣은 해물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인심 또한 감동이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모두 친절해서 좋았던 군산꽃게였다.
해물찜 먹방의 마지막은 볶음밥이 장식했다. 해물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부르긴 했지만, 볶음밥을 먹지 않으면 섭섭할 것 같아서 야무지게 챙겼다. 볶음밥은 해물찜에 비해 임팩트는 없었으나 그래도 괜찮았다.
이날 군산꽃게 식당에서 해물찜과 볶음밥, 사이다까지 나눠 먹고 나오니 배가 든든했다. 송도에 도착하자마자 맛있는 가게를 만날 수 있었던 건, 이제 막 여행지에 첫 발을 들인 여행자들을 위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인천 송도 유원지 꽃게거리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게 된 점도 의미가 있었다. 그러니, 군산꽃게에서 맛본 푸짐하고 맛있는 해물찜의 맛도 오래도록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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