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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인천

강화도의 사찰 보문사 : 극락보전, 범종각, 윤장대, 법음루, 그리고 향나무

by 올리버 2018. 1. 14.


아쉽지만, 강화도 사찰 보문사에 다녀온 마지막 이야기를 할 때가 왔다. 생각보다 둘러볼 데가 많아서 여기저기 걸으며 쉼을 경험할 수 있었고, 나름대로 의미있는 새해 첫 여행을 즐기게 돼서 뜻깊었다.


겨울이라 앙상한 나뭇가지와 더불어 서늘한 바람이 함께였으나 이것 또한 계절 나름의 운치를 선사해서 더 좋았다. 



극락보전은 보문사의 중심 전각이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로 절로 발길을 향하게 만들기도 했다. 내부 뿐만 아니라 외관 자체의 멋스러움 또한 눈으로 한참을 바라보게 할 정도였다.


사진은 외관만 한 장 담아봤다. 




보문사의 전각들 너머로 멀리 눈썹바위의 모습이 포착됐다.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 초록으로 가득한 여름, 색색의 나뭇잎들로 물들게 되는 가을에는 그야말로 절경을 뽐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이때는 겨울. 특유의 황량함은 이 시간을 지나 찾아올 포근한 계절을 기다리게 하며 설렘을 자아내기도 했다. 




주차장을 가득 메웠던 승용차와 버스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음을 예고했고,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각자가 원하는 목적지에 따라 걸음을 달리하며 그렇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리고, 보문사 석실 앞에는 향나무가 자리해 있다. 인천광역시의 지방기념물 제17호로 지정되었고, 수령은 약 600년이 되었다고 한다. 절의 한가운데서 이곳을 든든히 지켜주는 느낌이라 더 우러러 보게 되기도 했다.


6·25 당시 죽은 것처럼 보였으나 3년 뒤 다시 소생한 사실 또한 단순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범종각 안쪽에는 시간을 알리거나 대중을 집합시키거나 의식을 행할 때 쓰여지던 범종이 위치해 있다.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소리를 낸다고 하는데 직접 들어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존재해 사찰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의식법구 중의 하나라고.



조성 당시 국내 최대 규모로 인해 화제가 되었고, 범종각이라고 쓰여진 현판의 글씨는 강화가 고향인 서예가 박세림의 작품이라고 하니 이 또한 알아두면 좋겠다.  



책장의 일종이라고 하는 윤장대는 경전을 넣고 손잡이로 돌릴 수 있게 제작되었다. 이것을 한 번 돌리게 되면 경전을 한 번 읽은 것과 공덕이 같아진다는 말이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경전을 넣은 다음에 돌리면서 소원을 빌거나 혹은 소원을 작성해 윤장대 안에 넣고 돌리게 됨에 따라 소원을 비는 용도로 사용된다. 그런 이유로, 보문사에서 새해에 소원을 빌기 좋은 또 하나의 장소라고도 볼 수 있겠다. 




법음루에는 법고가 있어 땅 위의 중생들이 고통을 벗어나 해탈하게 하는 소리를 낸단다. 그리고 운판은 조류와 죽은 영혼을 천도함으로써 극락세계로의 인도를, 목어는 수중 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와 함께 존재한다. 


여러 장의 기와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법음루 앞에선 많은 이들의 소망이 빼곡히 담겨져 그것이 실현되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부디,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날씨는 대체적으로 흐렸지만 조금씩 해가 비추기도 해서 천천히 산책하기에 괜찮았던 하루였다. 예전만큼 소원을 비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사찰이 지닌 분위기를 음미하며 돌아다녔는데 이건 또 이것대로 좋았다. 


언젠가 또 다시 만난다면, 새로운 계절에 마주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날의 나는, 이때의 나와 얼마나 달라졌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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