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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드링크

지평 일구이오(1925) 막걸리 : 달콤한 첫 맛과 시큼한 끝 맛의 매력이 담긴 술

by 올리버 2019. 6. 30.


요즘 핫한 막걸리 중의 하나로 떠오른 지평 일구이오는 이마트에서 구입이 가능한 술이라서 이마트 막걸리라고도 불린다. 집에서도 가끔 고기 반찬에 반주를 곁들일 때가 없지 않은데, 최근에는 이 막걸리와 함께 했고 맛도 괜찮았기에 기록을 남겨본다.



설명에 의하면 지평 일구이오는 1925년에 탄생됨으로써 지평의 시작을 알린, 처음 빚어낸 주조법으로 제작된 막걸리다. 그런 의미에서 지평만의 밀 누룩과 발효법으로 지평 최초의 맛을 빚어낸다는 컨셉이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를 이어가는 지평양조장의 맛과 향을 따랐다고 해서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참고로 지평 일구이오의 용량은 750ml이며, 냉장보관은 필수다. 유통기한은 7월까지였으나 현재 집에 남아 있는 막걸리는 없다. 따로 안주를 만들어 즐기지 않고 밥과 함께 즐기니 생각보다 간편한 술상이 완성돼서 이 점도 만족스러웠다.


이와 함께 화이트 컬러를 기반으로 블루, 네이비 컬러를 통해 컨셉을 맞춘 병의 디자인도 깔끔해서 눈에 쏙 들어왔다.  




지평주조는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지평리에 위치한 양조장으로 현존하는 국내 양조장 중에선 가장 오래된 역사를 뽐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25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남색과 파란색의 네모난 조각들이 연달아 자리잡은 그림은, 누룩을 전통방식으로 만들 때 사용하는 오동나뭄 상자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서 궁금증 또한 금방 해결이 돼서 마음에 들었다.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594호가 지평양조장이라는 점도 이번에 처음 깨달을 수 있어 흥미로웠음은 물론이다. 


바코드 아래쪽으로 막걸리 병을 꼭 세워서 보관하라고 쓰여진 주의사항도 글과 함께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어 유용했다.  



지평 일구이오의 자세한 정보는 위의 이미지를 확인하면 된다. 식품 유형은 탁주, 에탄올함량은 7%, 10도 이하에서 냉장으로 세워서 보관, 원재료명 및 함량과 지나친 음주에 대한 경고사항까지 적혀 있어 눈여겨 볼만 했다.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금지라는 사실도.


재밌는 건, 지평주조의 소재지가 지평이 아닌 강원도 춘천시로 기재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이게 호기심을 자아내서 검색을 해봤더니, 강원도 춘천에 제2공장을 준공해 막걸리의 품질을 강화함과 동시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가능했다. 덧붙여 지평 양조장은 원형 그대로의 복원작업을 위해 현재 공사중이라니 이 점을 기억해 두면 좋겠다. 




이날은 반주 아니고 살짝 맛만 보려고 예쁜 술잔에 지평 일구이오 막걸리를 소량 담아서 찰나의 음주 타임을 즐겼다. 우유 빛깔의 색채를 닮은 새하얀 음료의 비주얼이 예뻤고, 맛도 생각보다 취향이었다. 사진이 흐릿하게 나온 점은 아쉽지만 막걸리의 색감만은 제대로 표현되어 다행스럽다.


직접 마셔 본 지평 일구이오의 맛은 막걸리 특유의 알싸함을 기본으로 계속 입에 가져가게 만드는 중독성이 상당한 주류였다. 첫 맛은 달콤했고 끝 맛은 시큼해서 이로 인한 매력이 극대화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알콜 도수가 꽤 높은 만큼 양을 조절해서 마시는 일이 필요하겠다.



예전에는 막걸리를 마시고 난 다음날에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이 밀려와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가 아니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많이 마셔야 한 잔이라서 그런 거겠지만 막걸리를 마신 후 경험했던 뒤끝의 엄청남은 장난이 아니었으므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단 맛이 입을 사로잡던 처음과 시큼함이 오묘한 매력을 마주하게 했던 끝 맛을 자랑했던 지평 일구이오였다. 이를 통해 지평 막걸리가 대세인 이유를 알게 됐다는 점에서 꽤나 의미있는 막걸리와의 시간이었음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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