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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전라도

군산 장미동/해망로 196 구 일본인 창고에 그려진 벽화들

by 올리버 2018. 12. 24.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난 뒤에 우리는 남은 군산여행을 위하여 발걸음을 옮겼고, 그리하여 만나게 된 곳이 군산시 장미동 구 일본인 창고다. 여기서 장미동은 지번이며, 해망로 196은 도로명이다.



과거에 일본인 창고로 사용되던 건물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는데, 2층 창고로 지어졌다고 한다. 가려던 여행지로 향하던 길에 우연히 보게 되었고, 외부에 그려진 벽화가 어두운 밤에 길을 밝혀주는 느낌과 더불어 지난 역사의 안타까움을 되새기게 해줘 한참을 머물다 길을 나섰다. 





안중근 의사의 낙인이 과거의 역사를 떠올리게 했던 순간도 있었다. 나라를 지키고자 끊임없이 투쟁했던 독립운동가를 기억하며 군산에 남은 지난 날의 흔적을 따라 천천히 걸어 보게 됐다. 





대한민국의 권투 선수로 활약했던 김득구 선수의 경기 모습을 담은 벽화와 이력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한국 챔피언과 동양 챔피언을 거머쥐며 이름을 날렸고, 세계권투협회(WBA)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전을 통해 레이 맨시니와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참고로 호적에는 전북 군산이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강원도 고성 출신이라고 한다. 





예전의 군산역을 그린 그림 또한 벽면 한켠을 차지해 지금과는 또다른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창고의 벽화만으로도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오묘하게 맞닿아 있어 역사여행을 해 나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밤이 깊어갔지만, 벽에 그려진 그림들은 또렷했기에 더더욱 기억에 남는다. 



까만 밤이 찾아와 인적이 드문 관계로 오래 머물진 않았지만, 태극기를 바라보는 순간도 빼놓지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자연광으로 가득한 오후에 와서 찬찬히 더 둘러봐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리고, 다행히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 다행스러웠던 2017년 봄밤의 군산 여행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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