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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서울

루이비통 전시 in DDP :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에서 만난 가방의 역사

by 올리버 2018. 1. 7.


2017년 여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만났던 전시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는 명품 업체로 불리는 루이비통의 창립 초기부터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까지 조명하게 해주며 뜻깊음을 선사한 시간이었다. 가방의 역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과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경험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음은 물론이다. 무료 전시로 사전예약만 하면 됐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알찬 하루를 보내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가방을 맡기고 입장해야 했던 번거로움은 제외하고.



입구부터 비행을 타고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며 설렘을 더했던 전시였다.  



굉장히 여러가지 용도로 나뉘어진 가방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무게로 인한 실용성은 떨어져 보였으나 트렁크 자체로 매력을 뽐내서 그것만으로도 눈이 황홀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에 착용했던 의상의 변천사 또한 은근하게 마주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점도 볼만 했다. 



이 제품은 천연 소가죽으로 만든 파리 수트케이스. 꽤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듯한 낡은 분위기가 고즈넉하면서도 우아한, 그리하여 역사적 자태를 풍기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모자가 구겨지지 않도록, 신경써서 챙겨 담을 수 있는 트렁크도 획기적으로 보여졌다. 확고한 스타일을 갖춘 누군가의 여행가방을 엿보는 느낌이라 이 또한 재밌었다. 


날씨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혹은 일정에 따라 모자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는 주인의 모습 또한 그려졌다. 



사막에서 생활하는데 있어서도 그에 맞는 용도의 가방은 필수! 독창적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는데 장소의 특성상 짐이 많아 고생은 좀 했을 거라는 추측이 쉽게 가능해졌다.




크루즈 여행 시에 착용한 사람들의 의상과 가방의 종류도 가지각색이었다.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재질과 모양 또한 주목해 볼만 하지 않았나 싶다. 이곳에 들어오는 순간, 커다란 닻이 올라가 있었기에 배 위를 걸어가는 듯한 기분 또한 남달랐다.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새로운 여행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를 마주하게 해준 점도 루이비통 전시만의 강점이었다고 생각된다.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비행기와 그곳에 자리잡은 가방 역시 시원한 정취를 한껏 표출하고 있었다. 역시나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섹션 중 한곳이었음을 밝힌다. 


특히, 전시장 전체를 하늘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구성해서 정말 완벽했다. 




책과 함께 타자기까지 챙길 수 있도록 마련된 트렁크 또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책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돕는 안전 장치가 마련된 점도 인상적이었다. 책장 트렁크, 라이브러리 트렁크, 집필 트렁크라는 이름도 마음에 쏙 들었다. 


유명 작가와 무명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집필을 필수로 여기는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며 이러한 삶의 방식과 예술을 사랑했던, 이로 인하여 글을 쓴다는 것과 책을 향한 애정을 중시했던 루이비통의 손자 가스통 루이비통의 진심이 전해져 왔다. 



예술가와의 협업을 보여주는 섹션 중에서 루이비통과 제프 쿤스가 이루어낸 캔버스 가죽소재 반 고흐 스피디 백은 화가의 그림과 삶을 떠올리게 했다. 은은한 색채 속에서 루이비통 특유의 개성이 살아숨쉬는 것이 독특했다. 


이 작품은 반 고흐의 명작인 '삼나무가 있는 밀밭'을 활용한 것이라고 한다. 



굉장히 유용하게 쓰여지지 않을까 짐작할 수 있었던 우산 가방 역시 제프 쿤스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루어진 컬렉션은, 예측할 수 없는 날씨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최고의 제품이었다. 




음악적 영감이 음표가 되어 절로 살아 숨쉴 것만 같았던 뮤직룸으로 이루어진 공간 역시 아름다웠다. 정교하게 제작된 악기를 위해 디자인된 케이스 또한 명불허전이었다.


악기와 더불어 악기가 전달하는 음악이 안전한 여행을 하게끔 보장해준다는 설명 또한 눈에 쏙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음악의 위대함과 중요성을 잘 살려낸 악기 케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한참을 바라보게 했다. 





연느님, 오직 김연아 선수만을 위해 제작된 에피가죽 소재의 스케이트 트렁크도 눈부셨다. 



생각보다 공간 구성이 탁월했기에 비행하고 항해하고 또 여행하느라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해줬던 루이비통 전시는 무료임에도 굉장히 유익하고 볼거리가 많아 흥미진진했다. 가방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루이비통의 명성과 제품에 대해서는 모를 리가 없는 것도 사실인데, 때마침 좋은 기회에 더 많은 것을 알게 돼 좋았다.  




전시를 다보고 나올 때 카카오톡 이모티콘 쿠폰을 나눠줘서 잘 사용할 수 있었던 점도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가면 섭섭하겠다. 명품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다채로운 이야기가 많아 그것에 귀기울이게 만들어준 시간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듯 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는 것에는 이유가 존재한다는 걸 확실히 깨달을 수 있어 감명깊었다. 먼훗날 언젠가, 루이비통 제품을 직접 구입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정말로 명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전시의 시간을 음미하는 것 밖에. 그것 밖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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